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호스텔 침대 도미토리를 구하려고 리셉션으로 내려갔다.
여자 매니저는 9시 쯤에 오면 침대가 있을지 없을지 알거라고 했다.
피곤곰돌씨 : 저 제 침대 있나요?
남자매니저 : 지금 몇 시죠?
피곤곰돌씨 : 9시 반인데요.
남자매니저 : 어제 몇시까지 오라고 했죠?
피곤곰돌씨 : 9시쯤 오라고 했는데요.
남자매니저 : 다른 사람들은 이미 9시 전에 와서 침대를 얻었는데 곰돌씨꺼는 없네요.
선생님도 아니고, 침대 없다고 난리친 것도 아닌데, 말투가 재수 만땅이다.
게다가 말 듣지도 않은 락커때문에 비밀번호도 없이 문을 잠갔는데,
남자매니저에게 열어달라고 부탁했고, 남자매니저는 사전에 사용설명서를 읽었냐고 묻는다.
문을 열고 다시 잠그려고 하는데, 알고보니 건전지가 없어서 말을 안 듣는거였다. 썩을.
호스텔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같은 가격의 호스텔을 찾아 갔다.
여긴 또 무슨 청소를 한답시고, 오후 2시까지 오란다. 가방은 가지고 와 놔둬도 된단다.
그리곤 돌아와 샤워를 하려는데 도미토리 미국 아줌마들은 샤워를 한명당 30분씩 한다.
체크아웃 시간이 거의 다 되었는데도 나올 생각을 안 한다. 휴.
결국 꼬질꼬질한 채 체크아웃을 하고 가방을 메고나와 새로운 호스텔에서 샤워를 한다.
스페인 그라나다인데 모로코 기념품 파는 가게들이 나란히 있다.
새로운 호스텔 시스템으로의 적응인지, 아님 시스템이 꾸질꾸질한건지는 모르겠다.

망할 오아시스 호스텔. 아침에 일어나니 창문을 여니 이런 풍경을 보인다.
그라나다에 왔으면 알함브라 궁전을 가야지.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공원이 내겐 산(?)으로 느껴졌다.
입장권을 2시쯤해서 사니, 왕궁 입장시간이 5시다.
모로코에선 절대 듣기 힘들었던 한국말이 아주 간간히 들린다. 20일만에 듣는 한국말.

알함브라로 들어가는 입구. 여기서 15분은 더 걸어가야한다.
버스를 타기엔 너무 가깝고, 걷기엔 힘들었던 코스
벌레인지 뭔지 정체 모를 놈들에게 물린 곳이 서서히 아파오기 시작해서
알함브라이고 뭐고 낮잠을 자고, 표를 사놓고도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4시쯤 꾸역꾸역 일어나서 알함브라 버스를 타고 입장.
내겐 새로운 형식의 서양 건물이었던 카를로스 5세 왕궁.


여기가 바로 카를로스5세 왕궁. 유럽식 왕궁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만 하다.

5시가 되어 입장해 들어간 왕궁의 조각은 정말 섬세하기만 하다.
실제 이슬람 국가에서는 왕궁을 가본적이 없었다.
입장료가 모두 분수 만드는데 투자한 건가 싶게 분수나 연못도 많다.

천장이 돌인데 이런 모양으로 조각을 냈다. 공주방 천장은 벌집같았다.


사진으로 봤을 땐 알바이신 지구가 꽤 멋져보였는데 실제로는 그저 그렇다.
이슬람 향이 풍기는 동네라는데, 진짜 무슬림 국가에 있어서 그런가.
그저 깔끔한 유럽 마을처럼 보인다.
View points도 그냥 지나가고 카스바 Kasbah 이런 것도 대충대충. 모로코서 수만번 보았다.


야자수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바깥에서 사온 뉴욕 샌드위치를 먹고,
한 30분은 잠들었나. 눈을 뜨니 관광객들이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지나간다.

싸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 2유로 정도 하는데 알함브라 입장권이 있으면 깍아준다.
멋진 정원도 그냥 건너 뛰고, 집시들이 살았다는 동굴 마을도 가고 싶었는데...
역시 사람은 건강하고 봐야한다.ㅠㅠ
호스텔에서 한잠을 자고 그라나다 밤거리를 걷는다.
노천 레스토랑, 까페에 앉아 맥주 한잔도 하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발견한건 중국 음식점.
모로코에서 밥 구경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재빨리 들어가 2인분의 음식을 시켜놓고는 돼지처럼 먹기 시작했다.
남겨놓은 음식이 아까워 포장해서 갖고 나왔다.
길거리를 걸으면서 일년에 한번쯤이나 만나는 담배도 피워본다.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아 좋다.


min.
낭만하마의 눈으로 골드미스로 토렌스의 택시운전사 끝나는시간 쉬엄 쉬엄 쉬면서 오메가스터디 ★꺼비의 이야기★ 다희네 집 그녀와 함께라면 다다캣
댓글을 달아 주세요